카베진, 약국 판매 압도적 1위···훼스탈 편의점 등 업고 ‘추격’
알약 소화제 ‘카베진코와에스정’이 지난해 약국에서만 122억원치가 팔리면서 국산 대표 소화제 ‘훼스탈플러스정’과 ‘닥터베아제정’을 따돌리고 시장 1위를 차지했다. 다만 판매분을 편의점까지 확대할 경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훼스탈이 선두 카베진을 턱 밑까지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팜뉴스가 유비스트 일반의약품(OTC) 약국 실 판매 데이터를 토대로 국내 알약 소화제 시장을 분석한 결과, 전체 시장 규모는 총 477억원으로 전년대비 2.9%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408억원이었던 국내 알약 소화제 시장 규모는 2017년 46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년 만에 17% 증가한 수준이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해 약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알약 소화제는 한국코와 ‘카베진코와에스정’으로 총 12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어 한독 ‘훼스탈플러스정’ 74억원, 대웅제약 ‘닥터베아제정’ 35억원, 일양바이오팜 ‘위제로정’ 22억원, 동화약품 ‘꼬마활명수액’ 17억원, 부광약품 ‘파자임정’ 15억원, 한국코와 ‘카베2코와과립’ 14억원, 에이프로젠제약 ‘스피자임정’ 1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외국산 약인 카베진코와에스정이 지난해 약국에서 팔린 규모는 전체 소화제 매출의 26%에 달했다. 국산 대표 소화제 격인 훼스탈플러스정(점유율 16%)과 닥터베아제정(점유율 7%)을 압도한 결과다.
카베진의 높은 약국 시장 점유율 배경에는 양배추 유래성분으로 이미 일본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가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판매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코와가 최근 카베진에 대해 “5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랑을 받아온 일본 위장약 No.1 제품입니다”라는 광고를 자사홈페이지에 홍보하면서 약사법 위반으로 광고 업무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은 만큼 향후 시장에 미칠 변화는 관전 포인트다.
이와 함께 국내 편의점에서 알약 소화제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제품은 한독 훼스탈류와 대웅제약 베아제류로, 훼스탈 매출은 베아제의 두 배정도 앞서고 있다.
훼스탈은 지난 1959년 출시, 플러스와 골드 등을 합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효자 상품. 후발주자인 베아제는 ‘알약은 하얗다’라는 일반적 통념을 깨고 1987년 녹색 베아제를 출시했다. 이후 오렌지색의 닥터베아제를 시판해 컬러마케팅 효과를 등에 업고 후발주자로서 약점을 극복,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현재 국내 편의점에서는 훼스탈플러스정·훼스탈골드정·닥터베아제정·베아제정 4개 제품이 소화제 안전상비약으로 시판되고 있다.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가 집계한 이들 제품의 시장규모는 50억원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이들 훼스탈과 베아제의 편의점 판매분을 약국 매출과 합산할 경우 국내 OTC 소화제 시장 규모는 약 527억원 규모로 늘어난다는 것.
이에 따라 카베진의 시장 점유율은 23%로 낮아지는 반면 훼스탈은 4% 늘어난 20%(103억원) 수준으로 높아진다. 베아제 역시 시장 점유율이 11%(56억원)로 소폭 상승한다. 국내 소화제 시장에서 카베진이 차지하고 있는 1위 자리를 훼스탈이 넘보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카베진은 지난해 약국에서 –2% 역성장하며 시장 성장이 정체됐다. 반면 훼스탈과 베아제는 각각 3%와 4% 성장했으며 이 중 훼스탈의 경우 편의점 판매가 꾸준히 성장 중이다.
이와 함께 파자임정과 스피자임정도 40%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파자임의 경우 제형변경을 포장에 표시하고 약통도 바뀌는 등 작은 배려가 약국의 호응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성상이 변경된 파자임 95mg이중정의 경우 약통 라벨에 "신제형입니다"라고 표기함으로써 약사가 약을 개봉하기 전 제형이 바뀌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한편 소화제 시장 매출은 시기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소화제 판매액을 최근 3년간 분기별로 분석한 결과 1·3·4분기에 비해 2분기(4~6월)가 가장 적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난 것. 이는 1분기 구정, 3분기 추석, 4분기 연말 송년회 등 대표적 이벤트 모임이 있는 것에 비해 2분기엔 특징적인 이벤트 모임 기회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016~2018년 국내 소화제 시장의 3년간 평균 분기별 점유율은 1분기 25.1%, 2분기 23.3%, 3분기 25.3%, 4분기 26.3%였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OTC 소화제 시장에서 카베진과 훼스탈, 베아제의 점유율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향후 시장 판도도 3파전 경쟁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며 “소화제의 경우 소비자들의 인식과 약사들의 선호도가 매우 중요한 품목인 만큼 이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